1. 인제와 질병의 개요
인간의 신체는 원래 건강하고 적응 능력도 뛰어나 다양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고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에도 잘 견딘다. 인체는 계속 재생되고 복원되며 유해 물질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기능도 있다. 많은 사소한 손상이나 질병은 우리가 인식하기 전에 저절로 아물거나 치유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일생 우리의 몸은 신체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크고 작은 많은 질환이나 손상에 노출된다. 어떤 원인에 의해 인체의 정상적인 운영이 방해받으면 우리는 병을 앓게 된다. '왜 어떤 특정한 시점에서만 병에 걸리는가?' 하는 질문에는 다양한 답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유전자에 대한 것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유전자의 이상은 일부 희귀한 질병의 원인이 되지만, 다른 많은 수의 질병에서는 기여 인자로 작용한다. 유전자를 통해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가 암이나 뇌졸중 같은 주요 성인기의 질병에 걸릴 확률을 알 수 있고, 유전자는 여러 가지 정신 건강과 관련된 질환에 어느 정도 걸리기 쉬운지를 아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유전자가 질병이 발생하는 데 기여하는 부분은 일부분이며 나이, 환경, 생활 습관 또한 질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백 년 전에는 감염 질환들이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다.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약들과 예방접종 그리고 위생 시설의 발달로 감염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현저히 감소했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도 감염 질환이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이다. 현재 선진국의 주요 사망 원인은 심장병, 암, 뇌졸중, 사고 등이다. 선진국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등장한 질병의 원인은 유전이나 감염보다는 흡연, 고지방식이 등 생활 방식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생활방식을 바꿈으로써 이런 병들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과거에는 질병이 발생한 후 효과적으로 치료하거나 장애를 줄이기 위한 재활 치료 등에 의료 행위가 집중되었으나, 이제는 의료 행위의 중점이 바뀌어 질병의 예방이 치료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2. 몸에 대한 이해
몸이 아플 때, 우리는 무엇이 우리 신체에 문제를 일으켰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등에 대해 궁금해한다. 정상인 인체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기능을 하는지, 그리고 각 장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식은 인체에 생긴 질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체는 필수적인 기능을 하는 몇 개의 계통으로 나뉘어 있다. 예를 들면, 호흡기계는 숨을 쉴 수 있게 해주고, 면역계는 감염과 몇몇 다른 질환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인체를 이루는 뼈, 근육, 신경, 피부, 혈액 등과 다른 조직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수십억 개의 세포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세포들은 특성화되어 있고 자체가 하나의 기능 단위이다. 모든 세포 활동은 핵 속에 들어있는 DNA의 유전 정보에 의해 이루어진다. 우리의 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어떤 특정 인체 계통이나 장기에 생기는 병을 전공한 의사에게 진료받게 된다. 예를 들어 소화기 질환에 걸리면 소화기 전문 의사에 진료받게 되고 피부병이 생기면 피부과 의사에게 진료받는다. 그러나 때로는 질병을 인체에 해를 끼치는 방식에 따라 분류하기도 한다.
3. 질병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
질병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며 손상을 주는 다양한 방식들을 질병 현상이라고 한다. 몇 개의 인체 계통들은 같은 방식으로 손상을 당하게 된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질병과 사망의 첫 번째 원인인 관상동맥 질환은 허혈성 질환의 하나이다. 허혈성 질환이라는 용어는 혈관에 지방 덩어리가 침착되어 각 장기나 조직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장기나 조직으로의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이 적어지는 질병을 모두 포함하는 용어이다. 이와 비슷하게, 미국에서 사망 원인의 두 번째를 차지하는 암도 여러 기관과 조직에 생기지만, 암이라는 용어는 세포 분열이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증식되고, 정상 조직을 침범하거나 다른 부분에도 전이되는 것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감염은 또 다른 범주인데, 여기는 가벼운 피부 감염에서부터 뇌수막염과 같이 심각한 경우까지 있다. 감염은 세균과 같은 미생물이 인체에 침입해서 번식하고 세포 기능을 망가뜨려서 나타나는 것이다. 대사 질환은 인체의 화학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특정 효소를 생산하지 못하거나 호르몬을 생성하는 분비샘이 제 기능을 못 해 생긴다. 예를 들어, 당뇨병의 경우는 췌장 세포가 충분한 양의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해서 정상 혈당을 유지하지 못하는 병이다. 어떤 신경 질환과 정신 질환은 뇌의 화학 작용의 이상으로 생긴다. 알츠하이머병이나 우울증은 신경 신호를 전달해 주는 화학물질인 신경전달물질의 양이 불균형을 이루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정신 건강과 관련된 많은 문제는 아직 원인이 되는 화학물질이나 구조적인 요인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자가면역 질환은 정상적으로 신체 조직을 공격하는 감염과 암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해 주는 면역계가 오히려 자기 조직을 공격하여 생긴다. 세포나 조직은 천천히 손상되고 파괴되어 장기나 분비샘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면역계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막을 공격하여 관절의 통증과 때때로 장애를 초래한다. 유전이 많은 주요 질환 발현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많이 밝혀지고 있지만, 부모 중 한명 또는 모두에게서 물려받은 단 하나의 유전자 이상 때문에 발현되는 수천 가지의 희귀한 유전 질환들의 질환군이 있다. 그중 하나가 낭포성 섬유증이다. 낭포성 섬유증 환자의 폐와 소화관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끈끈한 점액이 생성되어 폐 조직을 파괴하고 음식물 흡수를 방해하게 된다.